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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2009.11.22 전주 KCC vs 서울 SK (19.8초의 영화..그리고 2초...)

by 꿀먹는푸우 2009. 11. 30.
2009년 11월 22일

이 날도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아프리카로 농구를 시청했다.

바로 전 경기에서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KT&G 와의 경기를 패하면서
여전히 불안불안 했었다.

그리고 경기는 시작..
경기 초반엔 대등하게 가다가
아니나 다를까 점점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더니


미들 슛과 3점슛이 링을 번번히 외면하면서
결국 전반을 40 vs 28..
무려 12점차로 뒤진 채 마쳤다.


그리고 3쿼터..


점수는 오히려 더 벌이지고 결국 15점차까지 나게 된다...


그리고 3쿼터 중반..

전태풍의 5반칙 퇴장...


원래 KCC 하면 떠오르는 건 속공과 후반이다.
그런데 속공은 그렇다 쳐도 요새 경기력을 보면
이건 도저히 후반에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가 않아서 그냥 꺼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지더라도 어느정도 점수차를 줄이는 모습은 보여주겠지 하는 바람으로
계속 끝까지 경기를 보기로 했는데...



결국 KCC는 지난 시즌처럼 영화를 제작하게 된다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나가면서
3쿼터를 62-57...5점차로 바싹 추격해 나가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고 했던가...
4쿼터...이제 이 영화의 주인공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아이반 존슨은 득점 인정 반칙을 얻어냄과 동시에
SK의 센터 죠 데버트를 5반칙 퇴장 시킨다.
그리고 보너스로 얻은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63 vs 62   1점차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아이반 존슨의 3점슛..
이 슛 성공으로 인해 65 vs 65 동점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어진 오펜스 파울을 유도하는 아이반 존슨의 멋진 수비
이걸로 완벽하게 분위기를 KCC 쪽으로 가져오게 된다.



그 분위기를 타고 정선규의 3점슛..
그리고 SK의 수비자 반칙으로 인해 얻은 자유투를 아이반 존슨이 성공시키면서
69 vs 65 로 마침내 역전에 성공한다.



SK가 다시 역전하자
아이반 존슨은 또다시 3점슛으로 동점을 만들어 낸다.
(참고로 아이반 존슨의 3점슛 성공률은 20%대..)



다시 한번 수비에 성공한 KCC는 아이반 존슨의 속공으로 또다시 역전한다.
ESPN이 하이라이트 조명까지 비춰준다..ㅋㅋㅋㅋ
지그재그 스탭에 이은 레이업 슛으로 앞에 자기를 막는 수비까지 완벽하게 제치는 아이반 존슨..
조명 받을 만 하네..ㅋㅋㅋ



그리고 남은 시간은 19.8초
점수는 82 vs 80
공격권은 서울 SK




김진 감독은 작전 타임때 선수들에게 5초 남기고 공격을 시작하되
앞에서 스크린을 걸어주고, 문경은에게 3점을 쏘라고 지시한다.
이때 문경은은 오늘 경기 첫 출전...
그리고 김진 감독의 작전은 정확하게 성공해서 83 vs 82로 SK는 역전을 하게 된다.

경기 후에 김진 감독은 사마키 워커, 김민수가 4반칙이라 2점슛으로 동점을 만든 후에 연장을 가봤자
승산이 없을 것 같아서 3점을 지시 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작전을 내린 김진 감독이나
그 감독의 지시를 정확히 수행한 주희정이나
경기장에 나오자 마자 정확하게 3점슛을 성공시키는 문경은이나

다들 대단한 선수, 감독임에는 틀림 없다.



그러나..

아직 이 영화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 남은 시간은 2초..
이젠 허재 감독이 마지막 엔딩을 장식하기 위해
펜을 들 차례다.

허재 감독은 오늘 슛 감각이 좋은 이동준과 아이반 존슨에게 슛을 쏠 것을 지시한다.

그리고...


이동준이 시선을 끌어주는 사이
임재현은 아이반 존슨에게 패스를 주고
아이반 존슨은 잡자마자 슛..

버저비터가 터지고 결국 KCC는
83 vs 82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게 된다.


그리고 이어진 해설자의 한마디

"Game over!!"



경기를 구경하러 온 허재 감독의 부인과 그의 아들 허웅, 허훈도 엄청 기뻐한다.


KCC의 허재 감독은
또 한번 영화를 만들어 낸다.

특히 아이반 존슨은 총 22득점을 했는데
그 중 20득점이 4쿼터에서 나온 것이다.

기록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아이반 존슨" 일 것이다.


아이반 존슨의 마지막 버저비터는..
역전승을 거둔 이 경기는..

아마 이번 시즌 최고의 명장면, 명경기로 내 기억 속에 남게 될 것이다.


KCC Figh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