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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Enigma를 풀다

by 꿀먹는푸우 2009. 8. 3.
2007년 2월 13일...
내 생일날에 맞춰서 큐브를 주문하면 +1으로 하나를 더 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그때 같이 캐스트퍼즐 중 하나를 구입했다.

캐스트퍼즐은 총 6단계로 각 1단계마다 4~5종류의 캐스트 퍼즐들이 있고,
1단계부터 점점 난이도가 올라간다. 즉, 6단계가 최고 난이도...

캐스트 퍼즐 하나씩 13000원 가량 하는 거금(?)이 들어서
앞에 쉬운 난이도는 건너뛰고
과감하게 최고 난이도인 6단계에 도전하기로 했다.

최고 난이도인 6단계에는 내가 알기론 4개의 캐스트 퍼즐이 있다.
그리고 그 4개의 캐스트 퍼즐 중에서도 극악 난이도로 유명한 회오리라는 테마를 가진 Enigma(이니그마)...

이 조그마한 것 하나 어려우면 얼마나 어려울까 라는 생각으로
어차피 하나만 살꺼 제일 어려운 걸 구입해야겠다고 결정하고
결국 이니그마를 구입했다.



이니그마는 각기 다른 모양의 3개의 고리로 구성되어 있고,
그 고리를 풀고, 다시 합치는 것이다.

언뜻 보고선
금방 풀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10분이 지나고...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고...

시간 날때마다 틈틈히 풀어보려 애를 썼지만 전혀 진전이 없었다...
당연히 쇠로 만들어졌기에 힘으로 어떻게 해 볼수도 없고....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일본에서 퍼즐대회 이벤트를 했었는데
5만명에게 이그니마를 주고 3개월간의 시간을 주었는데
최종적으로 푼 사람은 약 300명이었단다...

0.6% 정도만이 풀었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본사에서는 200명을 예상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풀었던 거라는....


그렇게 나는 시간 날때마다
잠깐씩 만지는 정도로 끝내다가
이니그마는 어느새 서랍 한쪽 구석에 홀로 자리잡게 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다가 2년이 흐르고...
얼마전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생각으로 이니그마를 집어들었는데
갑자기 어떤 방법이 생각났다.

각 고리들 사이 사이에 약간씩 틈새가 벌어져 있는데
처음엔 이게 쇠라서
기찻길이 외부 온도에 의해 팽창되고 수축되는 걸 반복하기 때문에
일정 간격을 두고 설치를 하는 것처럼
이것도 그런 원리로 만들어 진걸로 생각했는데
그건 너무 앞서간 생각이었다....

너무 과학적으로 생각해서 아예 이니그마가 풀릴 생각을 안했던 것이다.

그 틈새는 제일 밑에 있는 고리 중간부분에 얇은 길처럼 되어있는...
그곳을 통과하라고 만든 틈새였던 것임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것이다...



첫번째 실마리가 풀리자
꽤 수월하게 다른 모양으로 변형하는데 성공했다.
처음 모양과 비교해서 2번째 고리와 3번째 고리의 위치가 서로 바뀌었다.




이니그마를 풀면서 아마 이 부분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다시 풀면 이부분에서 시간이 제일 많이 소요된다.
정확한 위치를 잡아내서 서로서로의 고리를 빠져나가는 부분이라...





최대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그 이후로는 수월하게 풀렸다.
일단은 한쪽 고리에 나머지 2개의 고리를 다 몰아 넣고...





고리의 틈새를 이용해 돌려서 빼니
3개의 고리중 1개를 빼내는 데 성공했다.

이제 2개의 고리만 남았으니깐
뭐 걸리적 거려서 방해되는 것도 없고 해서
같은 방법으로 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역시 쉽게 풀릴 이니그마가 아니었다.

같은 방법을 시도 하면
위로 갔다가 아래로 갔다가 하지만 결국 한길로 이어지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모양이 이리변하고 저리변하고 하지만 결국 안에서 맴돌기만 할뿐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남은 2개의 고리로 계속 고민을 하다가
우연히 분리를 해내는 데 성공했는데...

문제는 어떻게 분리가 됐는지가 기억이 나질 않아서
한동안 분리된 상태에서 계속 합치질 못한 상태로 놔두었다.

그리고 계속 고민을 하다가
마침내 발견했는데
역시 이니그마....저 고리들의 모양은
그냥 만들어진게 아니었다.

2개의 고리가 남았을때
고리의 틈새로 빼내기 전에
어느 위치에 이르게 되면 그 안에서 한번 더 회전이 될 수 있게끔
그 모양이 딱 맞게 설계되어있던 것이다...
그래서 한번더 회전을 시킨 후 틈새로 빼내게 되면
완전히 분리가 되는 것....



마침내 내 마음대로 자유자재로
원래 3개의 고리가 합쳐졌던 상태로도 변환했다가
완전히 다 분리된 상태로도 변환하게 되었다.


캐스트퍼즐 6단계 중 극악난이도 이니그마

드디어 해결 완료!!!